안녕하세요. 여러분 혹시 튀르키예(터키) 드라마 보신 적 있으신가요?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나라의 시리즈를 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튀르키예 최신작 '퀴브라'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보면서 참 튀르키예적 종교적 정서와 지금 경제적 상황 등이 잘 드러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퀴브라(위대함, 오만, 탁월, 중대) - 초반 줄거리
괴크한은 이스탄불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는 아주 성실하고, 따르는 동생들 많은 정비 명장입니다. 그리고 메르베라는 예쁜 애인과 곧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에게 퀴브라라는 아이디로 미스터리한 문자가 옵니다(한국으로 따지면 카톡?). 퀴브라는 괴크한에 대해 알고 있고,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언해 줍니다. 쿠란에 나오는 알라신의 말씀 구절을 예로 들어가며, 괴크한에게 '너는 달라'라는 메시지와 곧 닥쳐 올 위험에 대해 알려주고, 나의 말을 세상에 전하라고 합니다.
선택받은 남자 -중반 스토리
처음에는 괴크한도 누가 장난치는 줄 알았고, 그 후에는 자신이 타락하지 않도록 퀴브라를 안 믿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믿게 되는 과정이 중반 스토리입니다.
(1) 전자 기기로만 대화하는 알라신?
괴크한은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해준 것을 시작으로, 한 아이의 불치병 판정 오진 예언 메시지, 감금된 여자 아이 위치 예언 등 퀴브라로부터 사람들을 구원해 주라는 예언 메시지를 받습니다. 그는 이것이 하나님(알라신)이 자신을 메신저로 선택했다고 믿습니다. 물론 그는 신실한 무슬림으로, 이슬람에서는 하나님의 메신저라는 것 자체가 신에 대한 모독이며, 큰 죄입니다. 그는 무슬림 스승을 찾아가 말씀도 들어 보고, 퀴브라를퀴브라를 믿지 않으려고 했지만 여동생의 자살을 막기 위해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씀이 여동생 스마트 폰에 나타나는 등 퀴브라를 알라의 계시라고 믿습니다.
(2) 대규모 정전 사태
괴크한은 유튜브를 통해 오늘 밤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자신은 신이 아니지만 신이 자신을 선택하여 말씀을 전하신다고 믿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진짜로 이스탄불 전역에 정말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그는 자신이 신의 선택을 받았으며, 신의 말씀을 실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3) 세마비
괴크한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납니다. 이 추종 집단과 괴크한은 '세마비'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종교적 조직을 결성합니다. 괴크한은 세속적인 것을 추구하면 안되고,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자고 합니다. 청년들은 그를 따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가구와 가전 등을 모으는 등 매우 무슬림 종교적 색깔이 강한 청년 단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지금의 하마스 역시 처음에는 세마바처럼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이슬림의 근본을 실천하며 세력을 키웠다고 합니다. 그는 매일 추종자들을 모아 세속적인 것은 나쁜 것이며,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고, 믿어야 된다고 설교를 하고 추종자 중에는 경찰 총장 아내도 있습니다.
(4) 반대 세력
경찰총장은 그들을 테러집단이자 사기꾼이며, 이도교 광신자들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리고 괴크한이 설교하는 곳을 급습하여 추종자들과 충돌합니다. 이때 17살 어린 소년이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죽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추종자들과 경찰 사이에 긴장감은 고조됩니다. 자신 때문에 어린 소년이 죽었다는 것에 대해 괴로워하는 괴르한은 신에게 제발 자신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메시지를 달라고 간청하지만, 더 이상 퀴브라의 메시지는 오지 않습니다.
(5) 총알이 튕겨 나다가
세마비 추종자들과 경찰의 대치는 나날이 심해지며, 폭력 사태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때 괴크한이 나타나 시위를 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를 따르는 세력들은 형님 말 안 듣는다 기적을 보여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 청년이 그를 총으로 쏘았는데, 괴크한의 몸을 관통하지 않고 총알은 몸을 튕겨져 나갑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자신의 존재를 증면한 것이 되었고, 사람들로부터 신의 메신저로 불리며, 추종세력이 더욱 많아집니다.
(6) 정치 해 볼 생각 없나?
내무부 장관의 사람이 찾아와 그를 설득합니다. 자신들이 세마비 재단을 만들어 후원을 거하게 해 주는데, 장관님 덕분이라는 인사 한 번만 언론 앞에서 하라고 합니다. 그를 이용해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대하려는 속셈입니다. 그는 자신은 세속적인 무리에 고개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거절합니다.
(7) 결혼식과 충격적 비밀
괴크한은 메르바와 결혼식을 올립니다. 그리고 괴크한 여동생은 괴크한이 총에 받은 것은 다 신부 메르바가 꾸민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메르바는 미리 가짜 총알을 제작하고, 뒷돈으로 한 청년을 매수하여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 신이 선택한 사람이라는 것을 믿도록 사람들과 괴크한을 속입니다. 여동생은 어떻게 오빠를 속이고, 사람들을 속일 수 있냐고 당장 괴크한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합니다.
(8) 사라진 셔츠
여동생 궐잔의 남자친구는 경찰의 협박을 받고 괴크한이 총 맞았던 당시 셔츠를 경찰에 몰래 빼돌립니다. 경찰이 DNA 분석을 해 보니 닭의 피가 묻은 것으로, 총알 사건은 사기인 것이 밝혀집니다. 경찰은 이를 괴크한에게 말해주고, 그는 충격을 받습니다. 아내가 된 메르바에게 왜 그런 일을 꾸며 사람들을 다 속였는지 물어보니, 당신이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 가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합니다. 이미 추종자가 이렇게 많은데, 이제 와서 하나님의 문자 메시지가 안 온다고 사람들에게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받을 수는 없고, 자신을 잃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합니다.
(9) 극한으로
괴크한의 어머니와 메르바의 아버지는 세마비 후원금 횡령 혐의로 체포됩니다. 이는 경찰이 세마비를 무너뜨리기 위해 꾸민 일입니다. 그리고 세마비 추종자들과 경찰의 대치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급기야 경찰은 이들이 살고 있는 빈민가를 내일 다 부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세마비는 시위를 멈추라고 하지만, 추종자들은 말을 안 듣습니다. 더 이상 하나님의 문자는 안 오고, 총알 사건은 사기였던 것을 알게 되며 괴크한 역시 너무 괴로워합니다. 이때 내무부 장관 부하가 찾아와 우리에게 협조하면, 부모님 석방시켜 주고, 후원금도 다시 돌려주겠다고 합니다.
결말 - AI 사기
(1)퀴브라는 사실 AI 프로그램
한방 중 한 남자가 찾아와 퀴브라는 우리 회사에서 만든 AI 인공지능이라고 진실을 밝힙니다. 베르크라는 미국 유학파가 대표로 있는 회사는 지금까지 없었던 AI 인공지능 시스템을 퀴브라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베르크는 퀴브라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해 보던 중 퀴브라가 전 세계 모든 사람의 비밀 번호, 계좌 등 개인 정보에 모두 접근할 수 있고, 통화 녹음이나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총 86명에게 '너는 달라'라고 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여기에 대한 반응을 AI가 분석하여 최종적으로 괴크한이 선발됩니다. 퀴브라는 이미 그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파악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그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도 100% 다 예측합니다. 그의 통화 녹음, TV 화면 접속 등으로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정전 사태도 만드는 등 괴크한이 자신을 신이라고 믿도록 문자 메시지를 보냅니다.
(2) AI도 신의 계시
괴크한은 모든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집니다. 자신이 신이라고 믿었던 퀴브라가 사실은 컴퓨터 인공지능 프로그램이었고, 완벽하게 속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전화기를 비롯한 모든 과학 기술 역시 다 하나님의 창조하셨으며, 퀴브라 인공지능 역시 하나님이 만드셨고, 자신에게 그렇게 하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내무부 장관 연설이 끝난 후 예고 없이 찾아와 대중들에게 여전히 자신은 신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라고 신 행세를 하며 끝이 납니다.
퀴브라 드라마 해석
(1) 튀르키예 현재 상황과 참 잘 맞는다
튀르키예는 자국 통화 가치의 엄청난 하락과 지진, 산불 등 지난 몇 년 동안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신이 자신들을 버리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 합니다. 시기적절하게 등장한 퀴브라. 괴크한을 통해 신이 가난하고 어려운 자들 옆에서 지켜주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믿게 합니다. 어쩌면 드라마는 지금 터키 국민들이 갈망하고 있는 신의 보살핌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 튀르키예 공익 광고인가...?
터키 드라마는 무슬림 가치관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나 퀴브라는 정말 심할 정도로 무슬림 가치관이 표현됩니다. 그 예로 괴크한이 세속적인 소유욕을 버리고, 자신이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며 서로 돕고 살아야 된다는 것을 실천하는 장면이 그렇습니다. 이런 장면을 보며 튀르키예 공익 광고용인가 너무 그런 내용이 계속 나오니 이미 세속에 물 든 저는 조금 괴리감이 느껴졌습니다.
2023.06.19 - [영화배경설명] - 터키(튀르키예) - 디지 드라마 특징과 인기 요소
(▲ ▲ ▲ 튀르키예 드라마 장르를 '디지'라고도 하며, 전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디지는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위 포스팅에 잘 설명되어 있으니, 읽어 보시면 '퀴브라'가 더욱 이해가 잘 되실 것 같습니다. )
(3) 결말에서 왜 그랬을까?
결말이 의외였습니다. 저는 괴크한이 모든 진실을 다 털어 놓고, 물러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AI를 통해 신이 자신에게 말씀을 전달한 것이라며, 계속 종교적 지도자로 살아갈 것임을 암시합니다. 왜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이제와 다 거짓이었다고 하면 그동안 자신을 믿고 희망을 갖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한순간 절명에 빠질 것이며, 자신이 지금 종교적 활동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한 후기(인공지능과 종교)
이미 세속주의에 물 들고, 기존 서구 드라마에 익숙한 저는 보면서 너무 도덕 교과서 같아서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퀴브라가 AI였다는 것은 생각 못했던 반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상반되는 가치관 '인공지능'과 '종교적 신념'에 대한 주제인데,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주제를 참 개연성 있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에 이렇게 침투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퀴브라' 보다 오히려 더 추천하는 튀르키예 드라마가 있어서 함께 소개해 드립니다.
(♣ 퀴브라 시즌 2의 줄거리와 결말은 위 포스팅에 있습니다~)
(튀르키예 미스터리 수사 드라마 '엄마, 우린 누구로부터 도망쳤던 건가요?' 위 포스팅에 자세한 내용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정말 강력 추천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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