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상대방의 정보를 무단 도용하여 온라인에서 사칭을 했을 때 이를 '캣피싱'이라고 부르며, 주로 심각한 범죄로 취급하지 않는 가벼운 사칭을 뜻하지만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엄청난 모욕과 피해가 발생합니다. 살다 살다 이런 캣피싱을 당한 여자도 있나? 싶은 넷플릭스 실화 다큐 '스위트 보비: 악몽의 캣피싱'입니다.
초반 줄거리
키라트는 영국에 살고 있는 시크교인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성입니다. 음악 관련 마케팅 일을 하고 있으며, 지역 사회 작은 방송국에서 라디오도 진행합니다. 2011년 32살이었던 그녀는 시크교 부모님의 결혼 압박을 받고 있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해 주지 않고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남자친구와 의미 없는 연애 기간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던 중 사촌 동생 심란이 연애하던 남자 JJ의 친 형 보비가 우연히 키라트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합니다. 그 후 키라트의 친구 브라이덜 샤워를 했던 클럽에서 우연히 보비를 만났지만, 보비는 키라트를 알아보지 못했고 그렇게 별 의미 없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중반 줄거리
(1) 페이스북 대화
그날 이후 보비는 키라트에게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자주 걸었으며, 둘은 온라인 친구 사이로 지내며 많은 채팅을 했습니다. 보비는 유명한 시크교도 집안의 아들로 케냐와 영국을 오가며 부유한 생활을 하던 심장외과 의사인 유부남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2015년이 되었고, 보비는 곧 이혼할 것 이라며 키라트에게 자신의 안 좋은 상황을 전합니다. 이혼 후 보비는 산지라는 같은 시크교 여성과 곧 결혼할 것이라는 소식을 페이스북에서 전합니다.
(2) 증인 보호 프로그램?
키라트는 보비의 아내인 산지와도 페이스북 친구가 됩니다. 그 후 산지는 보비가 케냐에서 총에 맞아 위독한 상태라는 게시글을 올렸고, 키라트는 매우 걱정합니다. 마침 자신의 사촌 여동생 심란이 케냐에 있었고, 보비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물어봅니다. 심란은 키라트에게 보비가 총을 여러 발 맞았으며, 어떠한 이유로 미국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되었고 케냐에서 뉴욕으로 이송되어 치료 중이지만 성대를 다쳐서 말을 못 하는 등 매우 위독한 상황이라고 전합니다.
(3) 채팅 연애
며칠 후 보비는 새로운 페이스북 프로필을 만들어서 키라트에게 대화를 겁니다. 자신이 지금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있고, 성대를 총에 맞고 심각하게 몸이 망가져서 뉴욕 병원에서만 지낸다며 신세 한탄을 합니다. 키라트는 그를 위로해 주었고, 그렇게 보비와 키라트는 거의 매일 채팅을 합니다. 그리고 밸런타인데이에 보비는 키라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고, 둘은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가 됩니다. 나중에 보비는 채팅으로 청혼도 합니다.
(4) 깊어지는 관계
키라트와 보비의 관계는 깊어졌고, 둘은 밤새도록 스카이프 통화를 켜놓고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서로 애정 표현도 많이 했고, 보비는 키라트의 부모님과 할머니한테도 페이스북 친구를 해서 채팅을 수도 없이 많이 보냈습니다. 그런데 보비의 아내인 산지가 영국에서 보비의 아들을 낳게 됩니다.
키라트는 보비에게 아내와 아들에게 돌아가라고 하지만, 그는 키라트를 선택했고, 태어난 아들에게는 키라트가 스텝맘으써 사랑을 많이 주자고 합니다. 그 외에도 보비의 사촌과 친구들이라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키라트에게 친구 추가를 했고, 키라트가 있어서 보비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힘을 내고 있다며 둘의 관계를 지지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키라트가 조금이라도 보비의 심기를 상하게 하면 보비는 불 같이 화를 내다가도 자신이 죽을 것 같다며 키라트의 죄책감을 건드립니다.
(5) 영국으로 오게 된 보비
그렇게 시간은 흘러 2018년이 되었고, 둘이 사귄 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보비는 성대가 다쳐서 말을 할 수 없고, 둘은 채팅으로만 진지하게 사귀었습니다. 드디어 보비는 2018년 3월 런던으로 온다고 했고, 한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보비는 그 호텔에 애초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키라트는 보비가 아내 산지에게 갔다고 생각하고 산지의 집 주소를 알아내어 찾아 갑니다.
(6) 누구세요?
키라트는 산지의 집 초인종을 누릅니다. 그러자 보비와 산지가 나왔고, 키라트는 보비에게 어떻게 바로 산지에게 갈 수가 있냐며 따집니다. 그러자 보비는 당신 누구냐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합니다. 심지어 보비 눈앞에 있는데 그녀의 휴대폰에서는 보비에게 전화도 오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키라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에 혼란을 느낍니다.
결말
이 모든 것은 다 키라트의 사촌 여동생 심란의 캣피싱이었습니다. 심란은 보비 남동생 JJ와 예전에 사귀었었고, 그 후 보비의 사진을 도용해 새로운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사촌언니 키라트에게 보비인 척 채팅을 했던 것입니다. 증인보호 프로그램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지금 뉴욕 병원에 있지만, 키라트를 사랑한다며 청혼한 것도 다 심란입니다. 그것도 무려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캣피싱을 했었고, 그중 키라트가 인생을 송두리째 헌신했던 채팅 연애 기간은 만으로 3년이 넘습니다. 심란은 보비 외에도 60명의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서 보비의 지인인 척 페이스북에서 캣피싱 보비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유는?
키라트는 자신의 전성기였던 30대를 사촌 동생 심란의 캣피싱에 이용당했고, 엄청난 모욕감과 좌절을 느낍니다. 왜 나한테 그렇게 했는지 물어 보자 심란은 처음 채팅을 보냈을 때 나는 학생이었고 언니 인생은 언니가 망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키라트 가족은 시크교도인들로 친척까지 포함하는 가족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챙겨주며 살았고, 키라트가 심란에게 그 어떤 잘못도 한 적이 없습니다. 나중에 분석하기로는 심란이 타인을 조종할 때 희열을 느끼는 성격이며, 그저 자신의 재미를 위해 그러한 짓을 했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경찰은 키라트는 실질적인 피해를 받은 것이 없어 형사고소 할 수 없다고 하였지만, 키라트는 그동안 캣피싱 당한 모든 내용을 다 저장했고 민사소송을 걸어 2020년 심란으로부터 일부 피해보상금을 받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팟캐스트도 제작하는 등 긴 시간의 모욕감과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상 후기
와우... 무려 8년이나 캣피싱을 당했다니... 너무 충격적입니다. 사실 키라트가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캣피싱에 의해 손해 본 부분이 없기 때문에 형사 고발은 안되지만, 그보다도 사람 하나를 이렇게 농락했는데... 법적으로 너무 가볍게 넘어가는 것 같아서 보는 사람도 같이 화가 납니다. 제삼자 입장에서 절대 그런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서 표적이 되면 그냥 당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되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이트앱에서 만난 여성으로부터 온라인 스토킹을 당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실화 다큐 '연인, 스토킹, 살인'도 함께 추천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 포스팅에 있습니다.)
(▲SNS 사칭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던 여성들의 실화를 다룬 다큐 '내가 비밀 하나 알려줄까?'도 함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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