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너무 참담하고, 존베네의 부모님 심정이 어떠셨을지 마음이 무거워지는 넷플릭스 실화 다큐 '미제 사건: 존베네 램지'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범행 수법이 수위가 높아서 최대한 순화해서 적어 보겠습니다.
비극의 시작(한 통의 편지)
1996년 12월 26일 오전 5시 45분 콜로라도 볼더시의 한 가정에서 일어난 일 입니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 존베네 램지의 엄마는 주방 식탁 자신의 메모지에서 기괴한 편지가 적혀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귀하의 딸은 안전하고 무사하며, 내가 잠시 데려가겠다.
당신의 사업을 존중하지만, 이 나라는 존중하지 않는다. 내년에 존베네를 다시 되돌려 드리려고 하는데 그러려면 계좌에서 118,000달러를 인출해 놓으라는 것 입니다. 안 그러면 아이는 죽을 것이라는 협박이... 그런데 유괴범이 남긴 메모라고 하기에는 기존에는 듣도 보도 못한 방식이며, 내용이 길고 서사가 많으며, 요구하는 액수도 크지 않습니다(참고로 액수는 존베네 아버지 존의 연말 보너스 금액과 일치합니다.)
상상초월...
존베네의 엄마 패치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몇 시간 후에나 와서 집을 살펴 봅니다. 일단 이때까지는 존베네를 발견하지 못했고, 존베네의 부모님은 이웃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의 참담한 심정을 호소합니다. 이웃 몇명을 이들을 위로해 주기 위해 곧바로 이들의 집으로 와줍니다. 이렇게 범죄 현장은 경찰의 어떠한 통제도 없이 더럽혀집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존베네의 아빠 존은 갑자기 지하실로 내려가더니 참담한 현장을 목격합니다. 존베네는 타인에 의한 밧줄 질식사로로 사망해 있었으며, 고문에 가까운 수준의 범죄 현장입니다. 지하실 창문에는 누군가 침입한 흔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램지 가족의 집이 매우 정교하고, 복잡해서 차마 그 지하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존은 딸의 참담한 사망을 보고, 혹시라도 딸이 깨어날까 해서 목에 감긴 밧줄을 풀어 주고 침실로 옮겨줍니다. 이 과정에서 범인의 DNA와 현장은 훼손됩니다.
램지 가족에 대해서
존은 첫번째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으며, 이미 성인이 된 딸과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2살이었던 첫째 딸은 교통사고로 죽었고, 비통한 슬픔이 발생한지 1년 6개월 후에 존베네가 태어나서 더욱 애뜻합니다. 존은 이혼 후 한참 어렸고 초혼이었던 패치를 만났으며, 둘은 곧 결혼해서 세 살 터울의 존베네 오빠와 존베네를 낳았습니다. 존의 경우 사업이 잘 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웠으나, 몇 년 전 패치가 난소암 4기 판정을 받아서 암투병 중이었습니다.
어린이 미인 대회 출신
존베네는 사망 당시 6살이었으며, 그 전에는 어린이 미인 대회 출신이었습니다. 패치는 암 투병으로 자신이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존베네의 많은 모습을 함께 하고 싶어서 딸은 미인대회에 출전시킨 것 입니다. 패치 역시 미인대회에 출전했던 경험이 있었고, 이런 경험을 딸과 공유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습니다.
시청률만 원했던 언론들
존베네의 미인대회 출전 사진과 동영상 등은 향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킵니다. 존베네의 기괴한 유괴 편지와 극악무도한 살해 방식으로 콜로라도 뿐 아니라 미국 전역 언론에서는 앞 다투어 이 소녀의 비극을 보도합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보도를 하려면 사진과 영상 등이 있어야 하는데, 언론사들은 존베네의 미인대회 출전 영상을 사용했고 이는 램지 부부에게 비난의 화살이 되어 돌아갑니다.
이유는 영상속 4살 꼬마 존베네는 마치 어린 여자 같이 조숙하고 너무 여성적인 화장과 의상을 했고 이는 불순한 무엇인가를 연상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는 90년대였으며, 진한 메이크업과 올드해 보이는 헤어와 의상 등이 유행이었던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단순히 시청률을 위해 불순한 시각을 씌워서 존베네의 미인대회 영상을 내보냈던 것도 참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뇌피셜로 수사한다
와... 여기 경찰들 너무 나쁩니다. 언론은 초기 수사 미흡과 범죄 현장에 다른 사람을 드나들게 내버려 두고, 사망한 것도 모르고 그냥 갔던 볼더 카운티 경찰들을 비난합니다. 그러자 이 양반들은 램지 부부가 딸을 학대하고 사망하게 한 것이라며, 딸을 잃은 비극을 겪고 있는 이 부부에게 모든 혐의를 씌웁니다.
이들은 애초에 외부 침입은 없었고, 밑도 끝도 없이 무조건 소녀의 유가족을 범인으로 몰아 가고, 언론에 거짓 정보를 흘립니다. 존베네 속옷에 있던 DNA가 램지 부부와 일치 하지 않았지만, 이를 몇 개월 동안이나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당시 집 앞에 눈이 쌓여있었는데 외부인이 드나든 발자국이 보이지 않아 가족 소행이라고 단정지었습니다. 그러나 그 날 눈은 처음부터 쌓여 있지도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자작극이라고 결론 내리고 수사했던 또 다른 미국 실화 범죄 다큐 '아메키란 나이트메어'도 함께 추천합니다.)
경찰의 근거
경찰 첫 출동 시 완전 신입 여자 경찰이 왔었는데, 그녀 뇌피셜 존의 눈빛이 무서웠고,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우편물을 뜯어 보는 행동이 범인 같았으며, 갑자기 지하실에 가서 딸이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 수상하다며 ABC 방송사와 인터뷰 방송을 합니다. 존은 혹시 딸 납치범이 다른 편지를 보냈나 살펴본 것이며, 지하실이 외부 출입이 가장 쉬운 곳이니까 그곳으로 달려 간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이미 이들은 사실상 범인으로 몰려 모든 언론에서 부터 상당히 수위 높은 괴롭힘을 당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존은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고 이 역시도 언론에서는 악마화 시킵니다.
램지 부부가 범인일 수 없는 명백한 이유들
존베네의 옷에는 정체 불명의 남자 DNA가 묻어 있었고, 경찰은 아빠 존이 딸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언론에 흘렸지만 DNA는 존과 불일치 했습니다. 그리고 납치범이 썼던 편지의 필체는 램지 부부 어느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엄마인 패치와 일치한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경찰의 또 다른 가설은 램지가 소변 실수를 해서 엄마가 학대하다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인데... 애초에 존베네의 침대에는 어떠한 대소변의 흔적이 없었습니다. 이 외에도 경찰은 사사건건 뇌피셜에 가까운 근거로 램지 부부를 용의자로 몰아 가며 검찰에 넘겼지만, 이들이 제시한 모든 근거는 다 램지 부부가 명백하게 반박할 수 있었습니다. 램지 부부와 경찰은 TV 토론 방송에 나가 각자의 입장을 펼쳤는데, 이때도 경찰는 논리에서 막혔지만 적반하장 당신들이 범인이니까 논리가 막히는 부분은 당사자가 설명해 보라는 억지를 부립니다.
유가족은 딸을 잃은 비극적 사건을 겪으면서 동시에 용의자로도 몰립니다. 다행히 전설적인 형사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전환되고, 먼훗날 용의자로 의심되는 몇 명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결말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에 [미제 사건: 존베네 램지 결말]로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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